"이혼 도장 찍기 전이라도 위자료 청구 가능하다"
[대법원 가족법연구회 세미나: 2025-12-19]
대법원 가족법연구회 세미나
"이혼 원인 위자료는 민사 손배소"
‘이혼 원인 위자료’와 ‘이혼 자체 위자료’는 어떻게 다를까. 실무상 차이는 무엇일까.
백경현(사법연수원 39기) 대전가정법원 부장판사는 12월 19일 ‘이혼 위자료 재판의 쟁점’을 주제로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대법원 가족법연구회 세미나에서 이혼 위자료를 두 가지 개념으로 나누면서 “이혼에 이르지 않아도 유책 배우자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 이혼 원인 위자료는 혼인 중에 발생한 개별적인 부정행위나 폭행, 협박 등 구체적 인격권 침해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보상하는 개념이다.
- 이혼 자체 위자료는 이혼으로 인한 배우자 지위 상실, 사회적 평가 저하, 장래 생활의 불안 등 혼인이 종료됨으로써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것이다.
‘이혼 위자료 청구권’과 ‘개별 유책 행위 위자료 청구권’의 실무적 차이도 발생한다.
- 이혼 위자료 청구권은 이혼 원인 위자료와 이혼 자체 위자료를 포괄해 청구할 수 있고, 가정법원의 관할이다.
- 개별 유책 행위 위자료 청구권은 이혼 원인 위자료를 이유로만 청구할 수 있고, 민사소송 대상이다.
두 청구권은 불법행위 성립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이혼 위자료는 개별 유책 행위 시점부터 이혼 성립 시까지의 전 과정을 하나의 불법행위로 취급하지만, 개별 유책 행위 위자료는 행위마다 독립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본다는 게 백 부장판사의 설명이다.
이혼 위자료가 혼인 파탄이나 이혼 그 자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삼는다면,
개별 유책 행위 위자료는 부부 공동생활의 침해나 혼인 유지 방해, 인격권 침해 등 개별적 사유만으로도 성립한다. 따라서 반드시 이혼 절차를 밟지 않더라도 해당 유책 행위에 대한 위자료를 묻는 게 가능하다.
이성열(43기) 서울가정법원 판사는 “미국(일부 주 제외), 독일, 프랑스 등 서구권 국가들은 제3자의 혼인 생활 침해에 관한 위자료 책임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는 반면, 우리 대법원은 제3자에 대해서도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청구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36기) 서울고법 고법판사는 “이혼 위자료 청구가 개별적 유책 행위부터 이혼까지의 전 과정을 하나의 불법행위로 파악하는 것이라면, 불법행위의 고의 범위 역시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질의했다. 백 부장판사는 “향후 대법원에서도 이와 같은 해석론이 도입되기를 기대하며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고 답했다.
이원형(20기) 서울가정법원장은 이날 행사 환영사에서 “저출산과 가족 형태의 다양화, 아동·노인 보호 필요성 증대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가족법 논의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가정법원도 국내 사례를 가장 가까이서 다루는 기관으로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시철(19기) 사법연수원장도 “가사 사건의 경우 실체적 진실을 정확히 파악해 적정한 위자료를 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족법연구회는 적정한 위자료 산정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이번 세미나의 취지를 설명했다.